독립운동가의 후손인 박명현 연구교수(경영학부 06)가 국가에서 받은 보상금을 장학금으로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박명현 연구교수는 3·1 운동 당시 충북 진천의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순국한 고(故) 박도철 선생의 증손녀로, 우리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우리대학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아버지 박영섭씨와 함께 보훈급여 1500만원을 기부했다.
대한제국 육군 참위(소위) 출신인 박도철 선생은 1919년 4월 3일 만세 시위를 벌이다 일제의 총탄에 숨을 거뒀다. 박 선생의 어머니도 아들의 죽음에 항의하다 같은 날 숨졌고, 남은 가족들은 족보를 불태우고 고향을 떠나 가난한 생활을 이어갔다.
관련 기록이 충분히 남아 있지 않은 탓에 여러 차례 서훈이 거부되다가, 순국 102년이 지난 2021년에야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도움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박명현 연구교수 부녀는 우리대학뿐 아니라 매월 국가보훈부가 지급하는 보훈급여를 모아 진천군 광혜원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도철 선생이 참여한 만세 시위를 기리는 기념탑 건립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또한, 사비를 보태 진천 만세운동을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세우고, 학생들을 위한 독립유공 유적지 탐방과 강연 프로그램 등도 구상하고 있다.
박명현 연구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증조할아버지의 목숨값을 허투루 쓰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우리대학 관계자는 "이번 기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일"이라며 "최초의 민족여성사학인 숙명여대가 동문님의 고귀한 뜻을 실현하기 위해 독립운동 후손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